패션

업계 사람들이 꼽은 2023년 최악의 유행

잡동사니99 2023. 11. 1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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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분야 관계자 7명이 직접 말했다.

한 해에도 유행은 돌고 돈다. 2023년에는 Y2K부터 바비코어, 콰이어트 럭셔리, 청바지와 오버사이즈 셔츠를 포함한 에브리데이 웨어, 시스루 등이 패션 신의 유행으로 언급됐다. 이 중에는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스타일도, 쳐다보지 않고 싶은 아이템도 있을 것이다. 2023년의 끝물이 다가오는 지금, 패션계에서 일하는 일곱 명에게 올해의 최고, 최악의 유행을 물었다.

 

이혜미 투모로우 쇼룸 세일즈 & 디스트리뷰션

WORST – 미니스커트 & 롱부츠

올해 여름에 미니스커트와 롱부츠를 함께 신은 여성들을 자주 봤다. Y2K 트렌드의 영향이었을까? 계절감도 안 맞고, 그렇다고 예쁘지도 않은 스타일이 왜 유행했는지 모르겠다. 말도 안되는 스타일링처럼 보였다.

홍광일 샘플라스 대표 & 바이어

WORST – 올드머니 룩

클래식이 베스트라고들 하지만, 의외로 ‘클래식’과 ‘캐주얼’이야말로 마케팅의 수혜를 받았다고 느낀다. 천재 피아니스트의 공연과 카라얀이 지휘하는 공연 중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를 선택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게 높은 담이 한 번 생기면 신진 디자이너들이 설 곳이 없어진다. 그리고 올드머니 룩이 최근 트렌드라고 언급됐지만, 실제로 존재했나 싶은 의구심도 있다. 피비 파일로조차도 이번에 디테일이 많은 옷을 선보이지 않았나.

남은욱 파브리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WORST – 과도한 사진 보정

많은 사람이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올릴 때 필터 등을 사용해 얼굴이나 신체 비율을 조정한다. 물론 적당한 보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왜곡이 너무 심한 사진을 보면, 그들이 자기 몸을 이해하기를 원치 않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옷걸이’가 좋은 사람은 뭘 입어도 멋있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 맞는 스타일을 연구하며 맞는 아웃핏을 찾는 사람들은 더 멋지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몸의 기준을 서양인에 맞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조금 더 자기 몸을 사랑하면 좋겠다.

현국선 스타일리스트

WORST – 테크웨어

테크웨어가 트렌드가 된 지 근 2년 정도 됐고, 이제는 디자인적 한계에 부딪혔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웨어러블함을 갖춰야 하다 보니,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아트피스를 만들기 어렵고, 깔끔하고 간결하면서도 기능적인 원단을 써야 하니까 그것들을 디자이너가 맘대로 자르고 이어 붙이기도 어렵다. 테크웨어 브랜드의 옷을 한곳에 모아놓고 보면 비슷해보이는 이유가 아닐까.

유상민 비이커 바이어

WORST – 미우미우의 로우 웨이스트

아이러니하게도 미우미우의 로우 웨이스트 스타일은 적용하기 힘든 트렌드로 느껴졌다. 모델들이 입은 모습은 너무 예쁘다. 그리고 하이 웨이스트가 점령했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바잉을 해보니 일반 사람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트렌드가 아니었다. 트렌드가 될 것 같으니, 바이어로서 구매는 해야 하는데 이게 과연 사람들의 구매로 이어질지 싶었다. 실제로 몇몇 제품으로 테스트를 해봤는데 잘 안 팔렸다.

서종근 파브리카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WORST – 소셜 미디어 중심화

최근 모든 패션 마케팅의 양상이 디지털 특히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미디어나 사람들의 시선도 누가 어떤 옷을 입었고,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 어느 매체에 나왔는지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옷의 냄새나 질감, 디자이너의 이야기 등 우리가 과거에 패션에서 보거나 느꼈던 경험들이 사라지고 있지 않나 싶다. 동시에 디자이너나 매체 등 1, 2차 생산자들이 이런저런 시도를 고려하다가도 결국 소셜 미디어를 위한 옷이나 콘텐츠를 만들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패션이 갖고 있던 역동적인 감각이 좀 평면화됐다고 느낀다.

<하입비스트 코리아> 제종현 에디터

WORST – 일부 Y2K 스타일 아이템

티셔츠는 편해야 한다. 그런데 수십, 수백 개의 라인스톤이 박힌 티셔츠는 엎드렸을 때 이물감이 느껴지고 보기에도 오래 입지 못할 것만 같다. 라인스톤이 먼저 떨어질지, Y2K 트렌드가 먼저 죽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아마 라인스톤이 먼저겠지만. 또 하나의 맘에 안 드는 Y2K 트렌드로, 샌드 워싱 데님은 멋진 디자이너들이 계속 선보이고 있음에도 정이 안 간다. 어렸을 때 흙밭에서 뛰놀다 더럽혀진 청바지가 기억나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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